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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2-06 16:46
가정폭력 쉬쉬…그래서 화 더 키운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115  
가정폭력 쉬쉬…그래서 화 더 키운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나 하나 참으면 되지…”, “창피해서…”, “애들이 불쌍해서….”

한국의 가정폭력은 그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이를 받아들이는 당사자나 사회적인 분위기는 너그럽다.

아이들에게 체벌을 하거나, 어린 자녀를 집에 두고 외출만 해도 경찰이 출동하는 외국의 사례와 굳이 비교할 것 까지는 없더라도, 주위 사람들이나 심지어 공권력도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부끄러운 집안 일을 외부인에 드러내거나, 가족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3자가 간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여기는 전근대적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것도 한 원인이다.

6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가정폭력 실태조사’는 이런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번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부부폭력 발생률은 45.5%로 절반에 가깝다. 2010년 조사때의 53.8%보다 감소했다고는 해도 두집에 한집 꼴로 폭력(물리적, 감정적, 경제적)이 가족구성원에게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놀랍다.

게다가 폭력피해자들 중 55%가 경찰에 신고할 의사를 보였지만, 정작 피해자의 98.2%는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혀 ‘가정폭력’이라는 독버섯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이웃의 가정폭력을 목격한 사람들 역시 55.6%가 신고할 의사를 나타냈지만,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 ‘남의 일이니까’를 꼽았다.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할 당사자들만의 문제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부부폭력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한 대상 중 가족ㆍ친척은 경찰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를 명백한 폭력행위로 간주해 처벌할 수 있는 경찰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중재에 나서기 쉬운 친인척을 선택했다는데서 폭력재발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즉 ‘폭력행위의 근절’을 위해 경찰이라는 메스를 들이대기 보다 ‘하소연을 들어주고 다독여주는 지인’이라는 차선책을 택하고 마는 것이다. 경찰 역시 피해자가 중상을 입는 경우를 제외하면 법적으로 문제를 다루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폭력의 유형이 물건을 던지거나, 신체에 해를 가하고, 둔기로 때리는 등 심각한 지경인데도 법적인 처벌을 받는 경우가 드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피해자는 정신적 고통이라는 2차피해를 벗어나기 어렵다. 실제로 ‘자신에 대한 실망, 무력감, 자아상실’을 느꼈다는 피해자가 70%에 달하고, 가해자에 대한 분노(37.7%)가 쌓여간다.

폭력의 피해자들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라는 의견이 61.4%로 가장 많았고, ‘집안 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17.7%)가 두번째였다. 피해자 스스로가 가정폭력을 심각하지 않을 일, 있을 수도 있는 일로 간주하는데서 비롯된 결과다.

부모자식, 형제자매 간에 일어나는 ‘가족원 폭력’도 부부폭력의 실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폭력피해를 경험한 경우는 7.0%였으나, 피해를 당한 뒤 ‘그냥 있었다’는 사람이 60.3%로 절반이 넘었다. 이들 역시 ‘가족이기 때문에’, ‘이 순간만 넘기면 되니까’라는 의견이 75%에 달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연구진(한국여성정책 연구원ㆍ책임연구원 황정임)은 가정폭력 방지를 위한 정책과제로 ‘TV 등 공익광고를 통한 관련법 및 피해자 지원서비스 홍보 확대, 가정폭력 심각성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 가정폭력 예방교육 강화 및 치료ㆍ회복 프로그램 운영 등 피해자 보호기능 강화’를 제시했다.

가정폭력은 분명한 폭력이다. 배우자이기 때문에, 친인척의 설득 때문에 별 다른 조치없이 넘어갈 경우 향후 재발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가정이나 사회나 이를 근절해야 한다는 인식변화가 시급해 보인다.

이 조사는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해 8월∼10월까지 약 3개월간 만 19세이상 5000명을 면접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95% 신뢰수준에서 오차 범위는 ±1.4%포인트다.

withy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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